캐니크로스대회 참가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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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KFSS 작성일24-10-25 09:26 조회533회 댓글0건본문
아래 글은 오래 전 여자 1.6km 소형견 부문에 출전하셨던 백현숙님이 보내주셨던 참가후기입니다.
처음 참가하시는 분들께 도움이 될까 하여 다시 올려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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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에는 1.6km쯤이야 했다. 트랙을 바라보니 왜 그렇게 넓어보일까?
1.6km가 이렇게 길었나. 출발선에섰다.
주자들을 쳐다보니 또 한번 기가 죽는다. 늘씬하고 날렵한 젊은 사람들만 눈에 들어온다.
이러다 망신당하는건 아닌지...남편도 보고있는데...그래서 골찌만 면해보자는 욕심(?)을 과감하게 버리고 완주만 하자로 목표를 수정했다.
엄청난 후회와 후회를 하면서........
카운트가 시작됐다. 가슴이 마구 뛴다. 내 다리도 이렇게만 뛰어 주면 문제없는데...
출발!! 이게 웬일일까? 숨이 쉬어지지를 않는다. 가슴에 커다란 풍선이 들어 가 있는것같다.
볼키야! 엄마 못해 못뛰어! 그리고 기권을 서너번 생각하고 뛰기를 멈추고 걷다시피 4~500m를 갔나보다.
볼키가 뛰지 않기를 간절히 바라면서... 기권할 핑계를 찾으려고...
그런데 갑자기 가슴이 시원스레 열렸다. 볼키가 나를 당겨준다. 앞 주자와의 거리가 좁혀지면서 기운이 난다.
사십대 아줌마의 오기가 발동했다. 그래서 내 목표는 다시 골찌는 면해보자로 또 바뀌었다.
그렇게 내 자신과 싸우면서 가장 길게 가장 오랜시간 달린것 같았던 1.6km,
남편의 응원을 받으며 들어서는 나는 순위와는 상관없이 내 스스로 대견하고 발마추어 뛰어준 볼키가 고마웠다.
볼키야! 우리도 해냈다!
출발선으로 들어서면서 내가 만난 얼굴들은 1등을 하던지 골찌를 하던지 웃는 얼굴들을 만날 수 있다는 것이였다.
행복한 사람들의 미소아닌 웃음, 쉽게 이야기를 나누고 누구든지 얼굴이 마주치면 인사하고 웃어줄 수있는 공감대.
이제 캐니크로스를 기점으로 아파트 단지에서 공원 산책길에서 개와 같이 달리기를 해도 어색하지 않은 날이 머지 않았을까?
애완견이 아닌 반려견으로 개와 같이 무엇인가 할 수 있는 일이있다는 것이 이번 대회에 참가한 분들을 즐겁게 하는게 아닐까?
아쉬운 것이 있다면 몇 몇 견주분들의 배변문제와 통제력 부재인데 조금만 신경쓰면 해결 될 것으로 보인다.
어려운 여건속에서도 이번 대회를 개최하신 주최측과 관계자분들께, 개인적으로는 좋은 추억을 만들어 남편과 두고두고 이야기 거리를 주시고,
많은 애견인들에게는 다양한 경험과 성숙한 애견 문화로 자부심을 갖게 해주셔서 애견인의 한사람으로 감사하다는 인사를 드린다.